그렇다. 나는 영어를 많이 좋아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 영어를 처음 접한 뒤로 나는 영어를 좋아했으며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좋아한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영어를 좋아한다는게 너무나 자연스러웠고 꼭 그래야만 하는 것 같기도 했다. 나는 문과 출신이고 그것도 영어를 전공한 사람이다. 공대생들에게 굳이 이런 나의 옛 이야기들을 하는 이유에 대해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유에 대해서 나중에 얘기해 보려고 한다. 어쨋건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이었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소위 브랜드라는 것에 스스로 눈을 떴다. 삼성이라는 아주 큰 회사가 텔레비전을 만들었고 현대라는 회사는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들었다. 1988년 우리나라가 올림픽을 개최하고 있을 때였다. 당시 아버지께서는 삼성 칼라 텔레비전을 사셨다. 안방 바닥에 앉아 호돌이가 나오고 굴렁쇠를 굴리는 소년, 그리고 여러 스포츠 경기를 보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런데 갑자기 텔레비전에 그려져 있던 당시 삼성의 로고와 영어로 ‘SAMSUNG’ 이라고 적혀있던 글자가 내 눈에 들어왔다. 분명히 아버지는 삼성 텔레비전을 사셨고 잘은 모르겠지만 저 낯선 글자 ‘SAMSUNG’ 가 ‘삼성'으로 읽혀지는 듯 했다. 한 글자 한 글자가 소리를 가지고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다면 ‘S’는 우리나라 발음에 ‘ㅅ', ‘A’는 ‘ㅏ', ‘M’은 ‘ㅁ' 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히 ‘U’는 ‘ㅓ' 일텐데 문제는 ‘N’과 ‘G’ 였다. 그 당시 동네에 공부를 아주 잘하는 고등학생 형이 살고 있었다. 그 형네 아버지는 작은 철물점을 하고 계셨는데 철물점 안쪽에 방 한 칸에서 네 식구가 살고 있던 가난한 집이었다. 그 방에는 그 형이 다니던 학교와 시, 도 에서 받은 각종 상장들을 벽에 붙여 놓고 있었다. 한 눈에 봐도 이 형은 정말 똑똑한 형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당장 그 형을 찾아갔다. 그 형 왈, “N은 ‘ㄴ’ 이고 G는 ‘ㄱ' 소리를 낸단다”. “근데 형. 그러면 ‘삼서느그’ 가 되는거 아니야?” 그랬더니 그 형이 하는 말. “야! ㄴ을 밑받침으로 ㄱ을 윗소리으로 생각하고 합치면 ㅁ 이 되잖아. 그리고 그 때는 ‘ㅇ'이라고 소리를 만드는 거야"라는 것이었다. 그 때 ‘우와! 형은 정말 똑똑한 거 같다' 라고 했다. 그 날 형은 알파벳 대소문자를 알려주었고 한글로 각 알파벳마다 가지고 있는 소리를 한글로 적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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